여행이란...

가을 여행 첫날. (섬진강 기차마을, 화엄사)

조선산겔배이 2009. 11. 9. 01:56

어릴 적 방학을 기다리며 남은 날 수를 노트에 적어보며 마냥 흐뭇해하던...
그리고 계획과는 다르게 방학 내내 맘껏 놀기만 하다 개학날이 코앞에 다가오면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을 아쉬워하던...

그 시절의 그런 기분인 걸까? 지금의 나는...ㅠ
나에게 주어진 이틀 정도의 시간이 일상의 이틀이었다면 그렇게 짧게 느껴지진 않았을텐데...



내 눈에 비치는 모든 것,
하루하루의 일상들이 특별하게 느껴졌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젠 더는 일상 속에서 그 특별함을 찾기 어려우며,
자연스런 것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특별함에 기대를 가져야만 하는 슬픈 어른이 되어버린 나.

내가 보았던..
       머물렀던..
       함께 했었던...

이틀의 시간.
그 속에서 난 집착일지 모를 특별함을 찾았었는지...
포스트를 올리며 되돌아본다.

쉽게 볼 수 없는 진지한 모습의 그녀들.

5개월 만에 다시 찾은 섬진강 휴게소.

5개월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놓은 둣,
곡성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는 어색한 기운이 감돌고...
모두 총무 언니의 기분을 살피며 쉽게 입을 열려 하지 않는다.

벽에 X칠 할 때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총무 언니의 우울한 표정.
빠지는 머리를 애써 감추려 비니를 쓰고 뒷자석에 기대어 눈을 감는 그녀의 입에서 나지막히...

"기차가 보고 싶어..."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총무 언니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

눈에 띄게 이마가 넓어져 가는 불쌍한 총무 언니와 한밤중 괴수로 변하는 드러렁 언니.

슬픔에 잠겨 있는...

진휘만 신났네.ㅋ

곡성역.

곤봉다리의 놀라운 힘에 감탄하자 부끄러운 듯...

야야, 네가 고생이 많다.

흠냐, 이 장소의 설립 목적은? (힌트 : 커플 전용)


레일 바이크를 잠시 세워두고 댄스를 보여주는...;;

곤봉다리의 엄청난 파워를 사진으로 표현해 보자면,
뭐~ 이 정도?

멤버 체인지.


곤봉다리 없어도 편안한데...ㅋ

이곳에서 밥 먹고 숟가락 두 개를 슬쩍 했다는...


섬진강 도깨비와 함께한 드러렁 도깨비.

나두 웃고 싶었는데...ㅠㅠ


토하는 물고기.;;

거름으로 직접 키운 꽃밭에서...


아... 왜 진휘 코에 자꾸 눈길이 가는 걸까?

포토샵으로 똥 종이만 삭제하려다 귀차니즘으로...ㅠ

오늘 2명째 토해내는 물고기.ㅋ

너희보다 뒤의 커플에게 눈길이 더 가는 이유는...?

독수리 5남매.

독수리 1호, 똥 종이
특기 : 음주 마비, 음주 통화, 영도다리 자살쇼

독수리 2호, 동갑녀
특기 : 펀드 반 토막 내기!

독수리 3호, 거름녀 and 드러렁 외 다수. (아직 베일에 가려진 다수의 이름 소유)
특기 : 꽃밭 거름주기, 한밤중 고성방가 (를 이용한다는 것이 포인트!!!) 외 다수.
그녀 자신도 자신의 특기를 모두 알지 못한다는...
만일 각성하여 모든 특기를 다 퍼붓는다면 지구의 미래는...ㄷㄷㄷ

독수리 4호, 총무녀, 저렴 마델, 곤봉다리.
특기 : 독수리 1호 폭행, 라면 맛 바꾸기, 엄청난 파괴력의 곤봉을 몸에 지니고 있음.
(사상체질상 5분류에 속함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곤봉인-)

독수리 5호, CEO
특기 : 일정표 제작, 사진 촬영, 운전, 부루마블


진휘 어린이, 누가 거기에 올라가라 했나요?
다쳐요, 빨리 내려오삼.

잘가요. 곤봉다리...ㅠ

천정의 형광등은 에러인 듯...


오늘도 여전히 갖가지 포즈 잡아주시는 저렴 마델.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지 다람쥐를 먹다니...;;

참 가지가지 한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환호하는...;;
낮엔 천진난만, 밤엔 용가리 친구 코가리로 변신...ㅠㅠ


총무 언니의 마지막 바람이었던 기차 구경을 마치고, 화엄사로 이동한 우리.
엄숙하고 경건한 장소인 이곳,
화엄사에서 드러렁 언니의 기이한 행동들이 시작된다.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걸어가는 어린아이의 다리를 습격하는 만행을 저지른 그녀는 업보가 무겁다며 화엄사에서 회개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한편,
내가 읽을 수 없었던 오래된 비석의 글자들을 쉽게 읽어내며 내게 설명해 준다.

환한 웃음의 얼굴로 부처님 앞에서도 거리낄 것이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신비롭게 느껴졌다.
적어도 다음날 아침이 밝아올때까지는...

제목 : 코가리에게 잡힌 붕어.

불이문 앞.



동오층석탑. (보물 132호)

무리한 곤봉다리 운용으로 말미암아 무릎 부분의 색이 바랬다는...;;

독수리 2, 3, 4호 출동 준비 완료!

각황전.

대웅전과 명부전.

항암제 부작용의 하나인 주둥이 불룩...ㅠ

촬영을 부탁드린 행인 曰 : "셔터 소리, 좋은데요."


수각 (만월당).


오후 6시가 가까운 시각.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선지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금방 어두워진다.

지리산 피아골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며 오늘 밤의 휴식처인 청수산장민박으로 이동하는 도중,
실내 미러에 비치는 불빛이 내 눈이 간간이 들어온다.

난 뒤에 따라오는 차량의 불빛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사실 그 불빛은 자신의 주 활동지가 가까워 오는 진휘의 변신을 예고하는 눈빛이었는데...


카라를 생계형 아이돌이라 부르지만, 우리만큼이야 하겠느냐는...ㅠ

투병 중인 탓으로 일찍 잠을 청하는 곤봉다리.
그러나 이때까지 그녀는 악몽 같았던 이날 밤을 유일하게 기억하는
마지막 생존자가 자신이 될 줄은 몰랐으니...ㅠ

다음날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