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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ain.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낯선 천장의 흔들리는 무늬들. 가까스로 일어나 체온을 재어 본다. 37.8... 해열제 한 알을 힘겹게 씹어 넘긴다. 몸 마디마디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 병가를 내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온 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오직 나 하나만을 바라봐 주며 파도로 손짓하는 바다. 생의 마지막을 아름다움으로 보여주는 가을의 갈대밭. 어느 곳이라도... 나 혼자만 있을 수 있다면... 그렇게 눈을 감는다. 세상 그 어떤 좋은 약으로도 이 아픔을 없애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단지 시간만이...

사진 속 일상 2009.11.23

가을 여행 둘째 날. (지리산 피아골 계곡, 화개장터, 남도 대교, 최 참판댁)

X 파일 : 코가리의 습격. 스컬리 : 들리나요? 멀더. 멀 더 : 네, 똑똑히 들리는군요. 스컬리 : 이렇게 굉음을 내며 수면을 취하는 생명체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아요. 무서워요. 멀더♡ (스컬리는 무척 놀라며 무서운 듯 자신의 몸을 멀더에게 밀착한다.) 멀 더 : 맞아요. 스컬리... (멀더는 미지의 생명체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조용히 라이트를 비춘다.) 아니 이것은... 스컬리, 이 생명체는 우리가 수년간 뒤쫓던 외계 생명체, 코가리예요!!! 스컬리 : 정말이에요? 멀더. 진정 이것이 코가리...? 앗, 손대지 마세요. 위험해요 멀더! 멀 더 : 놀라지 마요, 스컬리. 이 코가리는 지금 만취상태라 우리를 인지할 수 없어요. (멀더는 굉음을 내는 코가리의 코를 이리저리 만져본다.) 스컬리 : 우리 인간..

여행이란... 2009.11.15

가을 여행 첫날. (섬진강 기차마을, 화엄사)

어릴 적 방학을 기다리며 남은 날 수를 노트에 적어보며 마냥 흐뭇해하던... 그리고 계획과는 다르게 방학 내내 맘껏 놀기만 하다 개학날이 코앞에 다가오면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을 아쉬워하던... 그 시절의 그런 기분인 걸까? 지금의 나는...ㅠ 나에게 주어진 이틀 정도의 시간이 일상의 이틀이었다면 그렇게 짧게 느껴지진 않았을텐데... 내 눈에 비치는 모든 것, 하루하루의 일상들이 특별하게 느껴졌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젠 더는 일상 속에서 그 특별함을 찾기 어려우며, 자연스런 것이 아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특별함에 기대를 가져야만 하는 슬픈 어른이 되어버린 나. 내가 보았던.. 머물렀던.. 함께 했었던... 이틀의 시간. 그 속에서 난 집착일지 모를 특별함을 찾았었는지... 포스트를 올리며 되돌아본다..

여행이란... 2009.11.09

변덕여왕과 함께한 신수도 초등학교 출장.

삼천포항을 출발하고 10분 남짓 지났을까? 도착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가 울리며 눈앞에 신수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측정 장비들로 가득 찬 가방을 둘러매고 신수도 초등학교로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데, "교문으로 가려면 이리 가는 것 맞아요?" 도야 음해 세력의 두 축 중 하나인 변덕여왕 아니랄까봐 나를 전혀 믿지 못하는 말투. 만일 오사마 빈 은숙까지 동행했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ㅠ 아침부터 조는 변덕 여왕. 삼천포항 등대. 갈매기(?). 놀지 않았다는 유일한 증거.ㅋ 일정을 마친 후 배 시간도 기다릴 겸 시작된 신수도 유람. 말이 좋아 유람이지 끌려다니는 몸종이 더 어울릴 듯...ㅠ 사진촬영 시에는 상당히 얌전해진다는...;; 펜션처럼 보이는 신수도 보건소. 풍경 촬영 예제. 인물 촬영 예제. 풍경..

사진 속 일상 2009.10.10

도야 탄신일.

9월 12일, 어둠이 가시지 않은 조용한 거리.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차 안에서 눈을 떴다. 5:30이라는 붉은 글씨가 흔들리는 걸 보니 아직 알콜이 채 분해되지 않은 듯...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의 하루, 도야 탄신일이 시작되었다. 9월 11일, 도야 탄신일 이브날. 표정을 굳게 만드는 가득 쌓인 전자문서를 바라보며, 클릭~, 접수, 클릭, 접수를 반복하던 도중, "허창도씨, 케익 배달입니다." 라고 외치며 내게 케익을 건내는 한 아저씨의 방문으로 겨우 웃을 수 있었다. 국내,외 귀빈들을 모시고 시작된 도야 탄신일. 혼자 노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ㅠ 분명 여럿이 모여 있었는데, 정말인데...;; 선물로 받은 화분, 이름이 무엇인지는...??? 플로터 출력시마다 갖은 구박을 서슴치 않던..

사진 속 일상 2009.09.13

경호강 래프팅과 함께 한 여름휴가.

휴가 날을 정할 때의 그 막연한 설렘과 기대, 휴가가 시작된 저번 주 금요일의 마치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처럼 해맑았던 내 표정,, 산청을 향해 탁 트인 고속도로를 달리던 그 활기찼던 내 모습,,, 모두 온데간데없고 알콜과 피곤에 찌든 늙은 아저씨 한 분이 거울 앞에 비칠 뿐... 구운몽처럼 모두 헛된 꿈이었단 말인가?ㅠ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여행의 시작은 휴게소. 왜냐구? 여행 중 가장 정상적인(?) 모습의 사진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지.ㅋ 자, 그럼 문산 휴게소로 ㄱㄱㅆ~ 보국이 아부지, 그서 뭐하능교? 언니들 실명은 밝힐 수 없으니 그냥 샛별이랑 아름이라 해두자.;; 후환이 두려워 'V'를 잊어버린 썩은 표정의 보국이 아부지. 보국이 아부지, 좋은교?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와..

여행이란... 2009.08.11

부분일식. (7월 22일)

몇십 년내에는 다시 볼 수 없다며 뉴스에서 떠들어대기에 DSLR을 가지고 출근. 10시 30분쯤 부분일식을 촬영하려고 나서는 그때에서야 뭔가 빠졌다는 것을 알아챈 나. 'ND 필터!' 저것 없이 UV 필터로는 태양과 맞장 뜰 엄두가 나질 않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ND 필터를 대신하기 위해 셀로판지 아크릴판 등을 찾던 나.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어 전산실로 달려간다. 먼지 쌓인 전산실 캐비닛에서 폐기처분만을 기다리고 있던 5.25" 디스켓 몇 장을 손에 쥐고 내려와 디스켓 속의 디스크 판을 UV 필터앞에 오려붙이기 시작. 그전까지 별 관심이 없던 직원들의 눈이 내게 모여들고, 뭐하느냐며 물어본다. 디스크 판으로 부분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는 나의 얘기를 들은 직원들, 하나둘씩 디스크 판..

사진 속 일상 2009.08.03

정신 나간 녀석.

밤 11시. 이모네 미용실에 머리 하러 가셨던 어머니의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밥솥 뚜껑은 왜 열어놓았냐?" 오후 7시에 혼자 밥을 먹었으니 4시간째 보온 밥솥 뚜껑이 열려 있었던 모양이다. 요즘 나란 녀석이 이렇다.;; 사실, 이 정도의 일은 별것 아니다. 오늘 아침엔 토요일인 줄 알고 9시가 넘도록 출근도 안 하고 있었다. 김 주사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오늘이 평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보건 계장님은 내가 일이 너무 많아 도망갔다고 생각하셨다나.ㅋ 퇴근 인사를 드리니 내일은 평일이라며 꼭 출근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셨다. 건망증을 넘어선 '정신 공황 상태'! 그도 그럴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 건강이 좋지 못한 조짐,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적응 등등... 이러한 저해 요소..

일기장 2009.07.29

이별 여행.

1년 전, 그리고 곧 다가올... 책상 위의 폰이 춤을 춘다. '파워콤 아가씨' 아니면 '돈 빌리고 싶네요~'일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쳐다본다. 그러나 늦잠 때문에(매일 그렇지만...ㅋ) 발 동동 구르며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다 밟아버려 금이 가 버린 액정엔 '잡맨'이라는 비뚤어진 글씨가... 뭐, 이런저런 얘기 중에 9월경 중국으로 가게 될 것 같다는 너의 말.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부산을 떠난 내가 유일하게 연락하며 만나던 너인데... 난 이제 무슨 낙으로 산단 말이냐?ㅠㅠ 곧 다가올 휴가철, 그것이 아니라도 주말을 이용한,, 너와의 이별 여행을 기대해 본다.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고 근처 방파제에서 낚시도 해보고 싶다는... 음냐, 이번엔 부루마블도 챙겨 가야겠지.ㅋ 완전 홈리스 낚시 ..

일기장 2009.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