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 없이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낯선 천장의 흔들리는 무늬들. 가까스로 일어나 체온을 재어 본다. 37.8... 해열제 한 알을 힘겹게 씹어 넘긴다. 몸 마디마디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 병가를 내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온 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오직 나 하나만을 바라봐 주며 파도로 손짓하는 바다. 생의 마지막을 아름다움으로 보여주는 가을의 갈대밭. 어느 곳이라도... 나 혼자만 있을 수 있다면... 그렇게 눈을 감는다. 세상 그 어떤 좋은 약으로도 이 아픔을 없애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단지 시간만이...